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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 해의 끝 자락에서~

율카라마 2008. 10. 11. 16:11
출처 : 광주 토요산악회
글쓴이 : 카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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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또 뒤돌아볼 틈도 없이 한 해의 끝자락에 섰습니다. 무언가 이루어 놓은 것 하나 없건만 너무 멀리 너무 많이 와 버린 날들이 아쉽기만 하네요. 동지섣달 기나긴 밤들은 사무친 그리움들로 가득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이루는 밤엔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 국물과 장독 깊숙이 넣어 둔 홍시감의 달짝지근함이 잊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아롱지는데...... 문득 그 옛날 곱디 고운 어머니의 모습을 빠짐없이 그려보다 굵게 패인 주름살 위로 삶의 무게가 느껴졌을 때 아~ 나도 어머니처럼 똑같은 삶을 살고 있구나 화들짝 놀라 지나온 내 삶을 반추해 보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지나간 세월은 모두 아쉬움으로 번지고 앞만 보고 살아온 내 인생이 너무 빨리 가 버렸다고 느껴졌을 땐 나는 아무 것도 할 수도 없음에 꼼짝 않고는 그 자리에 머무르곤 했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뒤돌아 본 내 삶을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쓰고 또다시 주어질 시간들을 아름답게 스케치하며 벌써 반이나 넘게 지나버린 생 앞으로 남은 생은 그저 안타까운 맘으로 뒤돌아보지 않게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