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al language[詩語]

[스크랩] 도반(道伴) / 이성선

율카라마 2011. 3. 27. 00:42

도반(道伴) - 이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알고도 애써 모른 척 밀어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두영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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