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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위독한 연애 /홍일표

율카라마 2012. 1. 30. 18:28

위독한 연애

 

     홍일표

 

 

 

     붉게 달아오른 몸에서 굴러 나오는

     달과 별의 동그란 생각들을 봐

     그걸 혹자는 위험한 사랑으로 번역하네

     혀가 꼬여 발음이 잘 되지 않지만

 

     저녁은 언제나 죽음의 방식으로 오지

     달콤한 매혹의 혀가 당신이 살아온 밤을 핥고 있을 때

 

     차갑게 타오르는 불의 심장에 손을 넣어봐

     태양을 직역하는 한 알의 사과처럼

 

     손가락이 불붙어 타오르고

     가슴에서 여러 개의 사과알이 두근거리는 동안

     사과나무의 뭉툭한 발굽 밑에서

     죄 없이 얼굴 붉어진 저녁이 몸을 숨기는 것 좀 봐

 

     당신이 밤을 관통할 때 빗줄기를 따라 우는 머리카락처럼

     지금은 해를 구워 토스트에 얹어먹는 캄캄한 아침

 

 

 

                      —《유심》2012년 1/2월호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양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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