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구시렁橫說竪說[따따부따랑]
[스크랩] 불이론 /문숙
율카라마
2015. 6. 23. 18:26
불이론
문 숙
개와 강아지는
나쁜 놈과 착한 놈만큼의 거리다
낮과 밤만큼이나 멀고도 가까운 사이
욕과 칭찬만큼이나 적대적인 관계
개는 부정어의 접두사
강아지는 사랑의 대명사
천한 것은 개
자식이나 손주처럼 귀한 것은 강아지
세상의 모든 강아지는
개를 빌려 세상에 나왔고
세상의 모든 개들도
강아지를 거쳐서 왔다
밤이 낮을 품고 낮이 밤을 품듯
우리는 하나다
비틀비틀 취객 하나가 내 옆을 스치며
"개새끼" 하고 지나간다
—《시작》2015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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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숙 / 1961년 경남 하동 출생. 2000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단추』『기울어짐에 대하여』.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양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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