翰墨[緣]

[스크랩] 오원 장승업

율카라마 2008. 11. 5. 04:47
▶전(傳)<인물도(人物圖)>
자본담채, 36.9x16.7cm,
국립박물관

동원 기증품인 이 소품은 장승업의 초기 인물화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 인물의 균형 잡힌
자세나 속도감 있는 필선에서 능숙한 표현력을 볼 수 있으나 아직 장승업의 특징적인 면모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관서 외에도 빠르고 수직적인 필선을 평행으로 잇대어 표현한 의습선을 통해 장승업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의습선은 중국 청대 양주팔괴에 속하는 황신(黃愼)의 인물화법과 통하는 것인데, 장승업도 이런 표현법을 자주 사용하였다.


▶ 황희지(王羲之),노자(老子)
1879년(37세), 지본수묵,
각 100.5x27cm, 고려대박물관

이 작품들은 <인물영모 10첩 병풍>
(도22) 중 두 폭(제9·5폭)이다. 매폭에
안중식의 화제가 있다.
이 중<황희지>에는 1879년(37세) 연기(年記)가 있어 중기의 인물화 양식을
판단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된다. 왕희지가 산음(山陰)의 도사에게 황정경(黃庭經)을 써 주고 거위를 얻었다는 고사를 표현
하였다. 황희지가 동자에게 거위를 안긴 채 수염을 쓰다듬으며 흐뭇해하는 장면
이다. 인물의 모습과 의습선이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필치로 그려져 있고, 진한 필선 위에 옅은 묵선을 잇대어 강조하는 수법도 볼 수 있다.

이런 인물화의 묘법은 나중에 조석진과 안중식에 의해 계승되어 현대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아직 장승업의 원숙기 인물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기이한 안면, 신비로운 미소, 과장된 날카로운 의습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노자>는 노자가 청우(靑牛)를 타고
함곡관을 넘어갔다는 고사를 그린 것이다노자가 소를 탄 도상은 중국에서는 송대 이전에 이미 형성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후기와 말기의 작품이 많이 남아
있다. 이 작품은〈왕희지〉에 비해 아주 생략된 필묵법으로 그려져서 마치 선종의 감필체(減筆體)도석인물화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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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인물도(山水人物圖)>
2폭 견본담채, 각 137.5x28.3cm,
서강대박물관

앞의 고려대박물관 소장 병풍 중 두 폭의 인물화와 양식적으로 유사한 작품들이다. 그런데 이 두 폭은 인물의 기본적인 도상이 중국 청 말 상해(上海)에서 간행된
화보인《시중화(時中畵)》에서 본떠온 것이다. 인물들은 유려한 선묘로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는데, 나중에 안중식, 조석진에 의해 계승된다. 그리고 특히 이 두 폭에 사용된 도상과 동일한 것이 안중식의 작품에서도 남아 있어 흥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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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연명애국도(元亮愛菊圖)
자본채색, 128x37.7cm, 개인소장

이 작품은 국화를 사랑했던 시인 도연명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하늘색 옷을 입은 도연명이 책이 수북이 쌓인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동자가 소담스럽게 핀 노란 국화 화분을 보여 주고
있다.
도연명의 얼굴은 광대뼈가 두드러졌고
턱이 넓으며 입술이 두터운데 만면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다. 이런 인물의
용모는 장승업이 즐겨 그리던 것이다.
또한 옆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동자는
더벅머리에 가는 눈매, 꼭 다문 입술의
재미있는 모습인데, 역시 장승업이 즐겨 그리던 인물상이다. 한편 도연명 옆에는 마른 나무, 혹은 괴석과 같은 기이한 받침대가 있는데, 그 위에는 대나무와 난초를 심은 화분이 얹어져 있다. 이런 기이한
괴석, 혹은 나무 등걸은 중국 명대 진홍수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며, 이후 청 양주팔괴나 해상파 화가들에 의해서 계승된다그리고 당시 중국이나 조선에 퍼져 있던 일종의 서화금석(書畵金石) 수집과 골동취미와도 관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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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인채지도(仙人採芝圖)
견본담채, 100.5x37.0cm, 선문대박물관

폭포 옆 물가에 한 노인이 영지(靈芝)와 약초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 지팡이를 짚고 서 있다.
벼랑 위에는 장승업 특유의 짧고 힘찬
가지가 촘촘히 달린 키 작은 잡목이 있고, 아래쪽에는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이 감돌아 흐른다. 노인은 머리가 벗겨지고 수염과 뒷머리는 백발이다. 좌우로 째진 날카로운 눈매, 풍성한 뺨과 턱, 두터운 입술 등은 장승업의 도석인물화에 자주 나오는 모습이다.
얼굴과 의습선 등 인물 묘사는 가늘고 정확한 필선을 사용하였고, 산수 배경은 대담한 필묵법으로 간략하게 묘사하였다. 이처럼 그는 영모화·화조화에서 화면 위의 주된 요소와 부수적 요소를 잘 안배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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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마인물도(쌍馬人物圖)
견본담채, 124x33.6cm, 고려대박물관

한 인물이 말 두 마리를 데리고 서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인물의 얼굴 모습은 눈이 가늘고 턱이
풍성하며 입술이 두터운데, 장승업의
인물화에서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인물의 상반신이 풍선처럼 부푼 듯이
보인다. 말도 가슴과 둔부가 통통하게
살이 쪄서 역동적으로 보이는데, 이것도 역시 장승업이 즐겨 그리던 모습이다.
말의 콧잔등과 둔부에 흰색을 칠해 재미있는 강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물과 말의 생김새가 모두 내부적 생명력이 가득 찬 듯한 느낌을 준다.
위쪽의 힘찬 필묵으로 이루어진 잡목도 장승업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화면 위에는 호정(湖亭) 노원상(盧元相)이 김윤보(金允輔)의 찬문을 썼다.

"오원 선생의 진적은 세간에 드물다.
원하건대 안목이 있는 사람들은 서로
전하여 썩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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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미술관 소장<송하노승도>는 노승의 모습이나 소나무 표현 등 양식적으로
서울대 소장품과 거의 같은 시기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표범 대신 불경을 두 손으로 바치는 원숭이가 그려져 있다.
화면 한쪽을 가로막다시피 한 소나무
줄기는 비상하는 용처럼 힘차게 위로
뻗었고, 위에는 무성한 가지가 아래로
드리워 있다. 소나무 뿌리 쪽에는 장승업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더부룩한
잡목이 우거져 있다. 화보에 나오는 딱딱한 도상을 이처럼 생동감 있게 탈바꿈
시킨 데에서 장승업의 놀라운 회화적
기량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소나무 아래 노승을 그리는 구도는 도석인물화에서
오래된 전통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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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하노승도(松下老僧圖)
견본담채, 136x35.1cm, 서울대박물관

<송하노승도>는 《고씨화보》중 장승요(張僧繇)의 인물화를 방한 것으로 장승업의 인물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큰 소나무 아래 한 노인이 앉아 있는데, 오른손으로 표범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는 듯하다.
노승 뒤에는 선장을 든 사미승이 서 있고, 앞쪽으로는 작은 개울이 흘러내린다.
화면 한쪽을 가로막다시피 한 소나무
줄기는 비상하는 용처럼 힘차게 위로
뻗었고, 위에는 무성한 가지가 아래로
드리워 있다. 소나무 뿌리 쪽에는 장승업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더부룩한
잡목이 우거져 있다.
화보에 나오는 딱딱한 도상을 이처럼
생동감 있게 탈바꿈시킨 데에서 장승업의 놀라운 회화적 기량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소나무 아래 노승을 그리는 구도는 도석인물화에서 오래된 전통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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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카프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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