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숙 作 / 1987>
저는 상처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더 익숙하고 정들게 느껴집니다.
맑은 건 좋지만 너무 맑은 건 어찌 보면 거짓말 같아 보입니다.
나무 밑동을 잘랐는데 거기 나이테가 안 보이면 느낌이 어떻겠어요. 무늬, 혹은 결이라는 게 없질 않습니까.
그러니 상처가 다 나쁘다고만 생각할 것도 아닙니다. 우리도 이제 결을 염두에 두고 살아갈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게 자칫 옹이나 흉터로 남지않게 마음을 잘 보살피면서 말이죠.
- 달의 지평선 / 윤대녕 -
 <봄이 오는 길목 72.7 X 60.6 / 윤경숙 作>
어느 때 가장 가까운 것이 어느 때 가장 먼 것이 되고, 어느 때 충만했던 것이 어느 땐 빈 그릇이었다.
어느 때 가장 슬펐던 순간이 어느 때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오고, 어느 때 미워하는 사람이 어느 때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은 어느 때 무엇으로 내게 올까.
- 풍경소리 / 김춘성 -

<계곡 / 윤경숙 作 2005. 10>
여름날 산과 들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게 되는 까닭은 아주 작은 풀잎 하나, 아주 작은 나뭇잎 한 장이 푸르름을 손 안에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날 눈덮인 들판이 따뜻한 이불처럼 보이는 것은 아주 작은 눈송이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어깨를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연약해 보이는 작은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아름답고 거대한 풍경화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외로울 땐 외로워하자 / 안도현-

<풍경 53.0 X 40.9 / 윤경숙 作 2006>
피카소와 함께 미술계의 큰 봉우리로 선 화가 마티스는
강렬한 색채나 다양한 형식으로
후대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가 85세의 나이로 죽기 직전
그의 그림 수첩 한 쪽에 이렇게 써놓았다고 합니다.
"예술이 뭐 그리 대단한가. 인간에게 하나의 진정제가 되면 되는 것을..."
- 나의 시간에서 우리의 시간까지 / 김해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