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oriental painting

[스크랩] 솟대/김유준화백님

율카라마 2008. 11. 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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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솟 대 >

 

 

 

그래...

 

만나기도 했었구나

 

평생..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자신도 모르게 갈라져버린..

 

원래가 하나였던 너희 둘...

 

다시 하나가 되려는 본능에

 

하나는 뼈를 부시듯  몸을 젖혀...

 

다른 하나는 뼈를 삭히듯  몸을 굽혀..

 

아픔 속에...  숨을 쉴 수도 없었겠지만...

 

짧게 만난... 빛나게 강렬한 날도 있었구나.

 

 

 

 

서로 지척에 두고도

 

만날 수 없는 애달픔에..

 

마주 보고 서 있기라도 하면.. 

 

내 님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눈물이 저절로 두두둑 떨어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되어

 

마주 얼굴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힘없이 고개 돌려  뒷모습만... 허공만..

 

그렇게 서럽도록 외면하는 줄만 알았더니

 

서로 죽을 힘을 다해  만났던 날도 있었구나...

 

 

 

 

얼마나 그리움이 진할까... 

 

그리움에 얼마나 온 몸이 아플까..

 

그 아픔을 얼마나 내 던지고 싶을까...

 

아... 이생에서의 인연이 정녕 아니라면...

 

그렇다면....  그렇게 잔인한 운명이라면..

 

그렇게 끊어지지 않는 지독한 사랑이라면...  

 

다음.. 아니면 그 다음 생에라도 다시 만나...

 

서로 어루만지고 보듬어주면서 살아보렴...

 

하나가 둘로 갈라져 시작된 너희 둘의 인연을...

 

모진 기다림과 변치않는 사랑으로 그렇게 맺어보렴..

 

 

 

언젠가는 너희 둘도  웃으면서 마주보는 날이 있겠지...

 

언젠가는 너희 둘도 사랑에 슬퍼하지 않을 날이 있겠지...

 

언젠가는 너희 둘도 마음껏 웃으면서 활보할 날이 있겠지... 

 

수십년 지나.. 수백년 동안  마음 속의 공허한 메아리로만.. 

 

서로의  그림자로만... 뒤에서 숨죽이며 지낼 줄 알았을텐데...

 

피맺힌 그리움을 서로의 눈물 속에 녹여내는 그런 날도 오겠지..

 

그렇게 울면서...  원없이 아픔과 기쁨을 토해내는 날도 오겠지...

 

 

 

아무렴.. 오구 말구..

 

그렇게 기쁜 날도 오구 말구...

 

기다리면 꼭.. 꼭.. 너희 둘에게 영원히 오구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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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행복한 순례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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