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침
박기섭
대빗자루로 눈을 쓸어 본 이는 안다 밤새 잣눈이 내려 세속의 길이란 길을 다 끊어버린 겨울 아침, 대빗자루로 눈을 쓸어 본 이는 안다
청대숲으로도 청대숲을 흔들던 바람으로도 안 되고, 애오라지 대빗자루만이 대빗자루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는, 아니 겨울 아침에는 있다는 것을
볕뉘에 성긴 턱수염이나 고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참 말 못하게는 막막하고 막막하게는 말 못할 일이 세상에는, 아니 겨울 아침에는 있다는 것을
─문학 무크『시에티카』 (2012. 상반기)
ㅡ김석환·이은봉·맹문재·이혜원 엮음『2013 오늘의 좋은시』(2013, 푸른사상)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만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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