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ng pot[똥항아리]

슬픈 고엽제 노래 / 詩人 김종철

율카라마 2014. 7. 8. 08:50

슬픈 고엽제 노래-못의 사회학 1

참외는 노랗다

참외는 참회한다

제 속의 많은 씨만 헤아리기에는

그 죄가 너무 깊고 달다

고엽제는 오렌지색이다

에이전트 오렌지*

빈 드럼통만 굴리는 속죄는

소리만 크다

많은 씨를 헤아리지 못했던

그 죄가 천벌이다

*

파월 참전용사들은

영문도 모르고 고엽제에 폭로되었다

참호 속보다 더 농익은

꽉 막힌 정글을 터주던 저놈들이

40여 년 지난 지금

늙은 전우 찾아 하나씩 말려 죽이고 있다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이름으로

검은 베레모를 쓴 다이옥신!

몇 대의 비행기가 분무기 뿌리듯 지나가면

정글은 파삭 늙어버렸다

가을도 없이 말라비틀어져 버렸다

선택적으로 죽이는 강력한 제초제

그래그래, 잡초 같은 전우들이 어디 한둘이더냐

*

폭로된 전우들은 75세 이상이 돼야 보훈병원 진료비를 감면받을 수 있다고 선심 썼던 나라 대한민국. GNP 103달러밖에

안 된 피죽도 먹기 힘들었던 그 당시, 미국과는 참전 수당으로 1인당 월 200달러 받기로 계약했지만, 정부는 월 30~40달

러만 지급하고 국가경제 부흥 명목으로 차압했던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들은 참외 속의 씨보다 더 많이 파병되었다.

한번 용병은 죽어서도 애국자가 되어야 했다.

왜냐구? 참외는 씨를 많이 품을수록 더욱 단 법이니까!

* 월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 다이옥신이라는 맹독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초미량이라도 인체에 들어가면 각종 암

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