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ng pot[똥항아리]

[스크랩] 사랑과 감사의 축배...♡。

율카라마 2008. 12. 27. 10:30



이제 다섯 잎이 남아 있다


먹지 않으려고
입을 꼭 다물고 손을 내저어도 얼굴을 돌려도
어느새 내 입속으로 기어들어와
목구멍으로 스르르 넘어가 버리는 시간.
오늘도 나는 누에가 뽕잎을 먹듯
사각사각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
쭉쭉 뻗어나간 열두 가지에
너울너울 매달린 삼백예순 이파리 다 먹어치우고
이제 다섯 잎이 남아 있다.
퍼렇게 얼어붙은 하늘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 전순영의《시간을 갉아먹는 누에》중에서 -

어느덧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다섯 잎만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온 당신을 위해서
오늘은 축배라도 들어야겠습니다.
사랑과 감사의 축배!
축배!



출처 : 아름다운 다향정원
글쓴이 : 폐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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