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明, 1368-1644) 동기창(董其昌, 1555-1636) 나무 그늘이 있는 여름풍경 (夏木垂陰) 족자(軸), 종이에 수묵, 321.9 x 102.3 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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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창은 강소(江蘇) 화정(華亭) 사람이다. 자는 현재(玄宰), 호는 사백(思白)이다. 만력(萬曆) 16년(1588) 진사가 되어 관직이 예부상서(禮部尙書)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명말기 강남(江南)지역 문화계의 우두머리로 이론과 창작 모두에 뛰어났으며 역대 미술품을 다수 소장하여 감정에 능했는데 만약 어떤 역대 서화 작품이 동기창에 의해 논해지면 그 값어치가 바로 올라갔다한다. 서예에도 뛰어났는데 특히 행초(行草)서를 잘 썼다. 고화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가 그린 산수화에는 송대와 원대 명가들의 장점이 융합되어 있는데 주로 동원(董源)과 거연(巨然)의 전통을 따랐다. 필묵이 수려하면서 동시에 습윤하며, 밝고 시원시원한데 서예적인 성격을 아주 강하게 드러내며 구도 역시 서예 이론인 “기세(勢)”이론의 개념을 받아 들이고 있다. 저작으로《화선실수필(?禪室隨筆)》과 《용대집(容臺集)》등이 있다. 회화에 있어 남종화와 북종화 두 가지 갈래의 전통이 있다고 주장한 남북종론(南北宗論)은 그의 서화 양식과 함께 당대와 후대 300여 년간 화단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동기창이 쓴 제발에 의하면 이 그림은 동원(董源)의 그림을 본 후 이를 모방하여 그린 것으로 또한 황공망(黃公望)의 필의(筆意)를 담고 있다 하였다. 그러나 이들을 완전히 똑같이 모방한 것이 아니라 대가들의 특징을 집대성한 후 이를 소화하여 자신만의 양식으로 재정립하고 있는데 구도와 용필 모두에서 동기창의 개성적인 화풍이 드러나있다. 동기창의 필법은 서예에서 비롯된 것으로 먹의 농담의 변화와 붓의 움직임이 강조되어 있다. 이 작품은 특히 멀리서 보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적인데, 주산(主山)위의 검은 선과 흰 부분의 대비가 강렬하여 입체적까지 보이지만 이것은 입체적인 효과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 화면의 허(虛)와 실(實)이 서로 상생하는 정취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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