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움의 저쪽
가을빛
한줄기 붙잡아
깊고 푸른 술을 담는다.
이별이라고
말했던 그대의 마음
미련하게 웃으며 손짓하는데
두 동강난 낱말
한 개 던져주고
나 또한 그 하나를 가졌다
떠나도 있었고
있어도 밀려가는
서러움 먼저 열고 간 하늘 길
푸르스름한 시간을 열고
술 한 잔 탁 털어 넣는
남은자의 이쪽에 서서,
2)정적의 두께
산마을, 고요로부터 오는
정적의 두께가 너무 막강해
부딪혀 되돌아오는 음성이 하늘을 날다
바람으로 하느작거리며
가을의 씨앗 몇 알 발 밑에 떨어뜨려 놓고
저만치 거리에서 서성거리는 달빛
긴 그림자의 무뚝뚝한 표정 속에
그는 삶을 색칠하고, 나는
온 밤을 꿈 밖에서 연서를 짓는다
달빛과 그림자, 그리고 나 사이의
사실적인 관계를 오선지에 그려 넣는
사분의 삼의 음표들, 이 가을
보이지 않는 행간에 마음이 깊게 뿌리 내리면
고요로움 벗어 난 정적의 두께
낮은 음율로 설핏 깨뜨리는
가을 잎 몇 장 떨어지는 저 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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