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al language[詩語]

[스크랩]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박두규

율카라마 2013. 8. 25. 16:56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박두규(1956~)

 

 

  툇마루에 앉아 강물을 바라본다. 의심도 없이 그대를 좇아도 세월은 아직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그대의 幻影을 노래한 詩들은 은어의 무리처럼 거침없이 따라 오른다. 이승의 시간이 다하기 전 그대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이 생각만이 아직도 늙지 않았다. 나는 이미 강의 하구에 이르렀건만, 지금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이 허튼 생각만이 남아 가여운 나를 위로한다.

 

- 현대문학 2013년 8월호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만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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