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al language[詩語]

[스크랩] 3월 /오세영

율카라마 2014. 3. 7. 08:52

3월


         오세영

 


흐르는 계곡 물에
귀기울이면
3월은
겨울 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술에
귀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틔우는 대지에
귀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내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시집『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시와시학사, 1992 )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만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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