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al language[詩語]

[스크랩] 큰 바위 얼굴 /여태천

율카라마 2014. 11. 4. 09:07

큰 바위 얼굴

 

   여태천

 

 

 

그분은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얼마나 오랫동안 한쪽만 보고 있었는지

목과 뺨이 빌딩처럼 빛났다.

그분은 선천성 장애라고 했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항상 오른쪽만 본다고 했다.

언젠가 그의 출판기념회에서는

부모님의 말씀 때문이라고 했다.

예나 지금이나 옳은 일 하기 어렵다는

그분의 우회적인 말은 사람들에게 신념이 되었다.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사람들은 그분을 사랑했다.

그분이 교통사고로 왼쪽을 볼 수 없다고 했을 때

연말모임에 왔던 사람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부턴가 그분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졌다.

왼편에 앉은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g했다.

하고 싶은 말도 곧장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직선처럼 명쾌하다고

그냥 시원해서 좋다고 했다.

그분은 여전히 오른쪽만 보고 있다.

그분이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걸 본 사람은 없다.

가끔 그분도 놀라는 눈치다.

 

 

 

                       —《시사사》2014년 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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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천 / 1971년 경남 하동 출생. 200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국외자들』『스윙』『저렇게 오렌지는 익어가고』.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만섭 원글보기
메모 : 정병연 14.11.04. 09:06
큰바위얼굴 선천성장애 교통사고/ 펜들의저항속에는 나오지 않을것같은..
언때 어디선가 봤드만 도둑이 쫒김서 막다른골목에 두길이있음 왼쪽을 택함이 많다고
그래선지 난 그후부터 도둑이 가는길을 좋아하지않는다 프롤레타리아 때문만은 아닌디 ..
난해의 詩에 나름 함부로 엮음함서 머물다 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