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벼랑
손택수
벼랑을 쥐고 꽃이 피네
실은 벼랑이 품을 내어준 거라네
저 위에서 오늘도 누가 밥을 짓고 있나
칭얼대는 어린 것을 업고
옥상 위에 깃발처럼 빨래를 내다 말리고 있나
구겨진 옷 주름을 몇 번 더 구기면서,
착지 못한 나머지 발을 올려놓으려
틈을 노리는 출근버스 창밖
찡그리면서도 꽃은 피네
실은 찡그림마저도 피어나 꽃이라네
-시집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창비, 2014)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양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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