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개화
손진은
해마다 개화 시기 수첩에 적으며
찾아다니는 김 교수
서둘러 달려가면 꽃봉오리 아직 숨었고
그리움 눌러 참고 다다르면 분분한 낙화 아쉬운 거라
오늘 아침에도 순천시청 문화담당에다
전화를 넣었다
또 그 절정의 시기라고라?
아따 멫번씩 말해야 알아묵는다요
꽃 피는 거사 꽃나무 마음이제
전화벨처럼 화르륵 피어났다
받으려면 떨어지는 게 꽃이랑께요
정 답답하면 꽃나무에게 직접 전화 걸어 물어보등가
무정한 洛花처럼 전화는 끊기고
하, 그 뽀얀 이팝친구들이
전화를 받기는 할까
옆구리의 벨소리에 화들짝 흰밥 다 쏟아버리진 않을까
눈앞에 삼삼한
새의 달뜬 날개와
지나가는 구름 궁둥짝을 당기는
설레는 빛 속
떨어지는 것이 어디 꽃뿐이랴
몇 트럭분의 시간들도 순식간에
뒤태도 보이지 않고 사라져버린다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양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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