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al language[詩語]

[스크랩] 해안선 /황학주

율카라마 2012. 3. 13. 20:41

해안선  /황학주

 

 

 

낮달의 입술이

바다의 쇄골에 살짝

붙었다 떨어진 듯이

뱃고동 위에 떠

있다

 

깊숙이 손목을

집어넣고 줄을 튕기는

산호해변을 덮은 여름 기타 하나가

울어대다

노래하다

쇄골 밑이 점점점 어두워져 오다

 

가만 보니 해안선은 이럴 때 자라는 듯

어두워지는 것들이 보내오는 기척을 가슴에 받아

개펄 진창을 입혀 내보내다

 

누군가의 입술이 닿았다 떨어질 때마다

그 자리에 생기는 해안

그런 마음엔 백사장 밑으로 불덩이가 묻혀 있다 운다

 

저렇게 널따란 끝을

잘못 디딘 사내가

해안선을

보다

매일매일 달을 먹으며 처음으로 보다

 

출처 : 시와 공간
글쓴이 : 이만섭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