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소문
김민조
그렇게 해서 모두들 돌아갔다
도로변 풍경들과 가로수의 비애를 남기고서
쏜살같이 질주하는 홍수 속에서
이 시대의 비겁을 탐하듯
어리석은 강변을 스치고 달렸다
어디에선가
애절하게 들려오는 비탄가는
내 속을 확 뒤집어놓고서
옆으로 난 비포장도로 먼지까지 날려 보냈다
몇 번을 망설이다
입 다물기로 했다
소문은 소문의 꼬리를 물고서 늘어지고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에 혹은 아니라는 것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그래서 아무런 말도 않기로 했다
문틈으로 들어온 햇살에
부유하는 먼지처럼
고요히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오월은 늑장을 부리며 지나갔다
출처 : 박숙인의 글밭
글쓴이 : 박숙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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